텀시트 핵심 조항 — 밸류에이션보다 중요할 수 있는 것들
"밸류 100억이요"라는 한 줄에 마음이 놓이지만, 정작 exit 때 내 손에 쥐어질 돈을 결정하는 건 그 아래 깨알 조항들입니다. 청산우선권·참가·희석방지·상환권·drag/tag를 창업자 언어로 하나씩.
한국 벤처투자의 표준 증권은 상환전환우선주(RCPS)입니다. 이름 그대로 상환권(원금 상환 청구)과 전환권(보통주 전환)을 가진 우선주로, 투자자에게 하방을 보호하고 상방을 열어줍니다. 텀시트는 이 우선주에 어떤 권리를 얼마나 붙일지를 정하는 문서이고, 밸류에이션은 그중 한 줄일 뿐입니다.
아래 다섯 조항이 헤드라인 밸류에 가려 자주 놓치는, 그러나 exit 때 실제 돈을 움직이는 항목들입니다.
① 청산우선권 (Liquidation Preference) — 누가 먼저 받나
exit(매각·청산) 시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먼저 자기 몫을 가져갑니다. 표준은 1배 비참가적(1x non-participating): 투자금의 1배를 먼저 받거나, 포기하고 지분율대로 전환해 받거나, 둘 중 큰 쪽을 택합니다.
지분 25%(투자금 10억)인 투자자를 예로, exit 금액별 창업자 회수액을 보면:
| Exit | 투자자 회수 | 선택 | 창업자 회수 |
|---|---|---|---|
| 10억 | 10.0억 | 우선권 | 0원 |
| 40억 | 10.0억 | 우선권≈전환 | 30.0억 |
| 100억 | 25.0억 | 전환 | 75.0억 |
10억에 팔면 창업자는 0원입니다 — 지분 75%를 들고도요. 우선금액 10억이 exit 전액을 소진하기 때문입니다. 큰 성공(100억)에서는 투자자가 전환을 택하므로 우선권이 사실상 무의미해집니다. 위 값은 PrepKit 워터폴 엔진 검산값이며, 청산우선권 가이드에서 단계별로 풀어 놓았습니다.
② 참가적(Participating) — 이중 회수
참가적 우선주는 "우선금액을 먼저 받고, 남은 것도 지분율대로 또 받습니다". 하방과 상방을 동시에 챙기는 구조라 창업자에게 불리합니다.
| Exit | 1x 비참가 (창업자) | 참가적 (창업자) | 차이 |
|---|---|---|---|
| 40억 | 30.0억 | 22.5억 | −7.5억 |
| 100억 | 75.0억 | 67.5억 | −7.5억 |
같은 밸류·같은 지분이라도 '참가적' 한 단어가 창업자 몫을 exit마다 깎습니다. 그래서 참가적 우선주에는 보통 참가 상한(participation cap, 예: 투자금의 3배)을 붙여 이중 회수를 제한하는 협상을 합니다.
③ 청산우선 배수 (Multiple) — 우선금액을 키우면
배수를 2배로 올리면 우선금액이 10억 → 20억이 됩니다. 다운사이드에서 창업자가 0원에 머무는 구간이 길어집니다.
| Exit | 1x 비참가 (창업자) | 2x 비참가 (창업자) |
|---|---|---|
| 20억 | 10.0억 | 0원 |
| 40억 | 30.0억 | 20.0억 |
배수·참가·순위(seniority)는 각각 따로 협상되는 조항입니다. "2x 참가적 선순위"처럼 겹치면 중간 규모 exit에서 창업자·초기 직원 몫이 생각보다 훨씬 줄어듭니다. 헤드라인 밸류만 보고 사인하면 이 조합이 안 보입니다.
④ 희석방지 (Anti-dilution) — 다운라운드 보호
다음 라운드가 이번보다 낮은 밸류(down round)로 열리면, 희석방지 조항은 이전 투자자의 전환가를 소급 조정해 지분을 보정해 줍니다. 두 방식이 있습니다.
- Full ratchet(완전 래칫) — 전환가를 신규 라운드 가격까지 통째로 내립니다.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, 창업자에게 가장 가혹.
- Weighted average(가중평균) — 신규 발행 규모를 가중해 전환가를 부분 조정합니다. 시장 표준이며 full ratchet보다 온건합니다.
참고: PrepKit 엔진은 청산우선권·희석·옵션풀 셔플을 정밀 계산하지만, 희석방지(래칫/가중평균)의 소급 전환가 조정은 모델링하지 않습니다. 이 조항이 텀시트에 있으면 변호사와 별도로 검토하세요. 리포트에도 같은 한계를 명시합니다.
⑤ 상환권·Drag/Tag — 자주 지나치는 통제 조항
RCPS의 'R'인 상환권(redemption)은 일정 기간 뒤 투자자가 원금(+약정 이율)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. 회사에 현금이 있으면 강제 현금 유출이 될 수 있어, 상환 조건·시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.
- Drag-along(동반매도청구권) — 일정 비율 이상 주주가 매각에 동의하면 나머지 주주도 끌고 나가 함께 팔 수 있게 하는 권리. exit 실행력을 높이지만 창업자 의사와 무관하게 매각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.
- Tag-along(동반매도참여권) — 대주주가 지분을 팔 때 소수주주도 같은 조건으로 함께 팔 수 있게 하는 권리.
이 조항들은 돈의 분배가 아니라 통제·강제성을 규정합니다. 밸류에 가려 넘어가기 쉽지만, 나중에 exit 협상 테이블에서 누가 주도권을 쥐는지를 결정합니다.
정리 — 텀시트를 읽는 순서
| 조항 | 결정하는 것 | 창업자 기본 협상선 |
|---|---|---|
| 청산우선권 배수 | 다운사이드에서 누가 먼저 얼마 | 1x |
| 참가 여부 | 이중 회수 여부 | 비참가(또는 cap) |
| 희석방지 | 다운라운드 시 보정 강도 | 가중평균 |
| 상환권 | 강제 현금 유출 리스크 | 조건·시점 명확화 |
| Drag/Tag | 매각 주도권 | 발동 임계·조건 확인 |
밸류에이션은 파이를 얼마로 볼지를 정하고, 이 조항들은 그 파이를 exit 때 누가 얼마씩 가져갈지를 정합니다. 둘을 따로 계산하지 않으면, 높은 밸류에 사인하고도 실제 회수는 더 적을 수 있습니다.
당신 텀시트를 exit 시나리오로 환산해 보세요
배수·참가·순위·다중 라운드를 입력하면 exit 규모별 창업자 실수령액 워터폴을 계산해 리포트로 드립니다. 희석방지처럼 모델 밖 조항은 한계를 명시합니다. 정찰제, 성공보수 없음.
툴킷 받기 · 59,000원부터